[애국소설] 임팩트 코리아(제3화)(Impact Korea, episode-3) : 박사장이 제이슨에게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묻다. 특히 법률과 정치제도에 관해서.
두 사람이 드디어 식사를 끝냈다. 접시가 전부 비워지고 박사장은 냅킨을 사용해 입가를 살짝 닦고 있었다.
박사장이 워낙 대식가(大食家)였기 때문에 접시에 남아 있는 음식물이 거의 없었다.
이를 본 제이슨이 말한다.
“어이, 박사장, 우리 입가심으로 디저트 간단하게 먹고 일어설까?”
박사장이 흔쾌히 답한다. “예, 형님, 그러시죠. 좋습니다.”
“나는 커피하고 디저트용 과일 먹을께. 자네는?”
“저는 홍차하고 아이스크림하고 케이크 두쪽을 먹겠습니다.”
“그래, 그러지, 뭐.”
디저트 음식을 웨이터에게 주문하고 두 사람은 디저트와 음료가 준비되는 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제이슨이 말한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는 커피를 이만큼은 자주 안마셨는데, 이상하게 미국생활을 하고부터는 점점 커피가 입에 붙더니, 이제는 매일매일 커피를 안마시면 몸이 못견딜 정도로 체질이 바뀐 것 같단 말이야.”
박사장이 웃으며 맞장구를 친다. “어이구, 형님, 미국사람들이 커피를 많이 마신다는데, 형님 체질도 ‘아메리칸 스타일’로 바뀌 모양이지요. 허허.”
“어, 그래? 그런가? 허허허.”
“저는 커피 보다는 주로 차를 마십니다.”
“박사장이 마침 홍차를 마시려고 하는군.”
“예, 형님.”
“우리 음료수 주문한 것을 보니깐, 미국 역사 한자락이 생각나는구만.”
“어떤 역사 한자락이요? 형님.”
“아니, 뭐, 식사 후에 그에 대해서 길게 얘기할 것은 아니고…”
“다만 미국 초창기 역사에서 1773년에 일어난 보스턴 차 사건 (Boston Tea Party) 이후에 말이야.”
“예, 형님, 그 사건은 유명한 역사적 사건이라서, 저 같은 사람도 한국 TV 프로그램에서 가끔씩 들어봤죠.”
“응. 그래, 유명한 사건이지.”
“아니, 뭐, 보스턴 차 사건은 영국의 세금 징수에 반발한 식민지 주민들이 보스턴 항에 정박한 배에 실려 있던 홍차 상자들을 바다에 버린 사건인데, 그쯤 이후로 미국 사람들이 홍차 소비를 줄이고 대신에 커피를 더 많이 마신 계기가 되었다나, 뭐래나, 아무튼 그런 얘기들이 있어.”
“예, 그렇구만요, 형님.”
“형님은 커피를 마시고, 저는 홍차를 마시네요.”
마침 그 순간 주문했던 디저트 음식과 음료수가 테이블로 서빙되었다.
두 사람은 디저트를 한입씩 먹으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박 사장 애들은 어디 쪽에 적성이나 재능이 있는 것 같애?”
“글쎄요. 제가 아비된 사람 입장에서 볼 때는 아주 특출한 재능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안정적인 진로를 택해서 ‘평탄하게’ 한 세상 살다 가는 쪽으로 진로를 선택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래서 큰놈은 로스쿨로 진학시킬 생각이고, 작은 놈은 의대를 보낼 생각입니다.”
“어, 그래? 그래도 학교에서 공부를 꽤 하나봐?”
“예, 형님, 학교 성적은 앞서가는 편에 드는데, 뭐 한 분야에 천재들이 어릴 때 보이는 특출한 재능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박사장이 얘기는 그렇게 했지만, 사실 박사장의 아이들은 성적만으로 보자면 동급생들 중에서 최상위권이었다.
박사장이 여기서 얘기하는 ‘특출한 재능’이라는 말의 취지는, 가령 음악을 한다면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 보인 재능 정도를 얘기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박사장의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애정이 아주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었다.
가령 미술을 한다면 피카소 정도의 실력을, 과학계로 진출을 한다면 뉴턴이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실력을 말하는 것이었다. 박사장이 얘기하는 ‘특출한 재능’이란 말이다.
제이슨이 짧게 덧붙인다.
“의대나 법대는 예전부터 인기가 있기는 있었지.”
박사장이 추가로 설명한다.
“저는 제가 클 때 제도권 학교교육에서 설움을 받은 것이 있어서, 가급적이면 아들들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리지도 않고 적극적으로 밀어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요, 형님, 제 아이들이 한 분야에 특출한 면도 없고, 또 본인들이 뭐 특별하게 하고 싶은 분야도 자기들 입으로 없다는 거예요.”
제이슨이 입을 연다.
“거야, 뭐, 박사장 아이들 나이에서 자기들 적성을 제대로 아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어?”, “공부도 이 과목, 저 과목 해보고, 시행착오도 커치면서 자기 적성이나 재능도 파악해보는 것 아니겠나?”
“예, 형님, 그 말씀은 알아듣겠고요.”
“근데 제가 세상을 살아보고 사회생활을 해보고 겪어보니, 제 아들들은 제가 하는 거칠고 힘든 사업이나, 남들처럼 직장에 노끈이 평생 매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가급적 바라지를 않습니다, 형님.”
“그냥 평탄하고 안정적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가급적 전문직 계통으로 공부도 하고 사회진출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특히 제가 하는 사업 같은 것은 물려줄 생각도 없고 물려받기도 바라지 않습니다, 형님”
“음, 그래.” 제이슨이 박사장이 말한 취지를 알겠다는 투로 추임새를 넣었다.
제이슨이 디저트로 나온 멜론 한조작을 입안에 넣고 이리저리 굴리다가 씹으면서 입을 연다.
“내가 의대는 안다녔으니까, 할 말은 없고, 다른 사람한테 의대는 물어보고 말이야… 로스쿨은 뭐 몇 마디 해줄 수 있지…”
“아이구, 형님, 고맙지요. 이번에 형님을 제가 기어코 다시 뵙고 인사도 드리고 말씀을 여쭙고자 했던 것도, 그 측면이 강하게 있습니다, 형님.”
“어, 그래? 알았어.”
“뭐,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봐.” 제이슨이 커피잔을 들면서 흔쾌한 반응을 보인다.
박사장이 아이들 얘기에 신이 나서 입을 연다.
“아이들 그 놈들, 밤에 잘 때 그 옆에 가서 물끄러미 바라보면 얼마나 제 마음이 애틋한지 몰라요. 아무튼 그 놈들이 고생 안하고 평탄하게 한 세상 살았으면 하는 것이 제 솔직한 마음입니다.”
“부모 마음이야 다 그런 마음이지.” 제이슨이 맞장구를 쳐준다.
박사장이 설명을 늘어놓는다. “그런데요, 형님. 변호사라는 직업이, 한국에도 있고, 미국에도 있잖습니까. 제가 계속 한국에 평생 살면은 몰라도, 이민도 결심을 다했고 한 마당에, 제 큰놈 교육을 한국에서 시킬지 미국에서 시킬지, 그런 고민 속에 이민을 할려고 하니까, 미국에서 로스쿨을 보내야겠다는 말입니다.”
제이슨이 덧붙인다. “자식이 완전히 독립할 수 있을 때 까지는 부모, 자식이 같이 한집에서 사는 것이 좋고 바람직하지. 아무렴.”
박사장이 얘기한다. “저녁 식후에 이 짧은 시간에 미국법률이나 로스쿨에 관해서 세부 사항을 전부 다 길게 문답할 사항은 아닌 것 같고요, 형님, 그냥 전반적으로 미국의 법률체계나, 미국변호사의 직업으로서의 가치, 그리고 로스쿨의 주요 사항에 대해서 전체적인 큰 그림차원에서, 즉 거시적으로 몇 말씀 부탁 드립니다, 형님. 제가 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요, 평이하게 설명 좀 간략히 부탁 드립니다.”
“응, 알았어” 제이슨이 답한다.
“음, 글쎄, 무엇부터 언급할까…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될 수만 있으면, 할 수만 있다면, 미국사회에서 한국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 중에서 변호사나 의사만한 것도 없겠지. 흔히 말하는 세속적인 차원에서 말이야. 물론 다른 좋은 직업들도 많잖아. 또 직업에는 귀천도 없다고 하고. 또 미국에서는 직업의 귀천을 바라보는 관점이 한국과는 다른 면이 있잖아.” 제이슨이 설명을 시작한다.
“직업안정성, 사회적 평가나 존중, 직업으로서의 전문직의 가치, 경제적 수입 측면, 타 직업과의 비교, 직업으로서의 보람, 사회에의 기여, 개인에 대한 봉사 등 여러 측면에서 법률적문직이 가지는 장점들은 많아.”
“예, 형님, 귀담아 듣겠습니다. 이것저것 전제되는 말씀, 형식적인 배려 차원의 그런 사족들은 싹 빼고, 허심탄회하게 직구성으로 속시원이 다 풀어주세요, 형님, 우리끼리 뭐 얘기를 돌릴 필요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있는 그대로, 생각하시는 그대로, 가감 없이 그냥 저한테 형님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점을 말씀해 주세요, 형님, 여기에는 우리 얘기 듣는 사람도 없잖아요? 형님.”
“허허, 이 사람, 참. 사업하는 사람답게 시원시원하고 눈치도 참 빠르고 얘기가 거침이 없단 말이야. 허허” 제이슨이 이 타이밍에 커피 한모금을 더 마신다.
“형님, 저도 사업을 꾸려보니, 상대가 한가지 얘기하면 그로부터 열가지를 알아듣는 훈련이 되어 있습니다. ‘척’하면 ‘착’이지요. 저하고 말씀 나눌 때는, 소변 아주 시원하게 볼 때 느낄수 있는 그런 ‘시원한 마음’으로, 그런 시원한 기분으로 말씀을 시원하게 배출해 주세요, 형님, 저한테는 사족이나 배려가 특별히 필요 없습니다요, 형님. 한 말씀 하시면, 다 알아 듣습니다, 형님.”
박사장이 이덕화의 방송용 멘트를 흉내내서 “시원하게 부탁해요!”를 테이블을 앞두고 농을 섞어 짧고 나지막히 외쳤다.
제이슨이 씩 웃더니 입을 연다.
“아무튼 알았어. 내가 아는대로 차차 박사장한테 다 얘기해 줄테니까.”
제이슨이 말했다. “다만 내 경험과 정보에서 나오는 얘기니까, 미진한 부분은 다른 곳에 가서 다른 사람들 말도 다양하게 들어보고, 최종 판단은 박사장이 하는거야.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이. 내 얘기는 참고만 해. 전문가 얘기를 충분히 들어보고.”
박사장이 답한다. “예, 형님, 물론이죠. 척이면 착이라니까요. 지금 말씀도 어찌보면 사족(蛇足)입니다. 사족 없이 시원하게 오줌 좀 싸주세요.”
“허허, 이 사람이…” 제이슨이 싱겁게 웃는다.
“알았어. 알겠고. 박사장은 말이야. 얘나 지금이나 말투가 시원시원해. 그래서 내가 박사장 얘기듣는 것이 재미가 있어.”
제이슨이 커피를 한모금 더 마시더니 얘기를 풀어나간다.
“좋아, 박사장, 내가 얘기 한자락 풀어놓도록 하지. 그런데 말이야, 박사장. 지금 우리가 식후니까, 세부사항까지 길게 말할 장소와 시간은 아니고, 오늘은 간략하게만 풀어놓고 이번주, 다음주 더 얘기하자고. 그렇지?”
“예, 형님, 식후인데 무슨 얘기를 길게 하겠어요. 이따가 스트립클럽 점검도 나가야 되잖아요.”
“좋아. 뭐부터 얘기해줄까?”
“예, 형님, 일단은 로스쿨 세부사항은 다음 기회에 말씀해 주시고요. 저도 아들하고 진로상담 해주거나, 다른 비즈니스맨들 만날 때 미국에 관한 상식차원에서 현지의 법률체계를 알아야 하니까요. 미국의 법률체계 전반에 걸친 기초사항을 우선 말씀해 주시면 어떨까요, 형님.”
“오케이.”
제이슨이 미국의 법률체계 전반에 관해 설명을 시작한다.
“미국의 법률체계라…”
“미국의 법률체계를 이해하려면, 먼저 미국의 정치체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아아야 해. 그래서 로스쿨에 정치학 전공 출신도 많은 것이고.”
“우선 미국이라는 국가가 연방국가라는 점을 잊으면 안돼. 한국처럼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단일한 중앙정부를 지닌 국가가 아니란 말이야. 50여개 주로 구성된 하나의 연방정부가 있으면서도, 그와는 독립된, 병렬적인 구조를 가진 50여개의 주정주가 존재한단 말이야.”
제이슨이 얘기를 풀어가자, 박사장은 숨소리도 안내고 기침소리도 조심하면서 듣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예, 형님, 계속 말씀 하시죠. 지금부터 저는 듣기만 하겠습니다. “
“어, 알았어.”
“여기에서 중요한 점이 ‘병렬적인 구조’라는 점이야. 절대로 상명하복의 그런 관계가 아니야.(병렬적, 竝列的, parallel). 이 점이 중요한 점이야.”
“법률이라는 것이 역사와 문화의 소산이자 산물이라고 하지. 미국법률과 정치체제가 왜 현재의 모습인지 이해하려면, 미국역사를 알아야해. 그래서 미국 로스쿨에는 역사학 전공도 많아. “
“미국 법률의 핵심원리는 미국헌법에 담겨져 있는데, 미국 헌법은 미국 독립전쟁 당시에 건국의 조부들(Founding Fathers)이 서로 협의와 합의, 갈등과 토론을 거쳐서 마련한 것이야. “
“그래서 연방국가 운영에 필요한 권한은 헌법에서 연방정부에 부여하고, 나머지 사항들은 연방정부가 관여할 수있는 법적인 권한이 전혀 없어. 즉 헌법에서 연방정부에 부여된 권한은 연방정부가 독점적이고 강력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반면에, 그 이외의 권한은 전부 주정부와 미국 시민들에게 유보되어 있지. 이에 관해서 나중에 법적인 논쟁과 시비가 있자, 아예 수정헌법을 통해서 명확하게 했어.”
“여기서 도출되는 법적으로 도출되는 사항은 미국이라는 국가는 2개의 정부 시스템에 의한 2개의 법률체제가 공존하는 국가라는 점이야.”
“그런데 연방법 우위의 원칙에 2개의 체계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에는 연방법이 우선하게 돼. 왜 그런지는 미국역사와 미국정치체제를 보면 이해가 되지.”
“그래서 예를 들어, 나중에 박사장이 미국이민을 와서, 어떠한 주에 살게 되고 사업을 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미국 연방법과 해당 주법을 동시에 적용받게 돼.”
“그런데 말이야, 미국의 주(州)라는 단어가, 즉 주(州)가 말이야, 한국사람이 생각하는 도(道) 같은 개념이 절대로 아니야. 절대로. 정확한 어감을 이해하려면, 오히려 국(國)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한 것 같애. 예를 들어서, 캘리포니아주(州))가 아니라 캘리포니아국(國), 텍사스주(州))가 아니라 텍사스국(國), 뉴욕주(州)가 아니라 뉴욕국(國) 등. 그러면 이해가 금방 되거나 더 잘 돼지.”
“국가의 기능상의 주요 특징 중의 하나가, 법을 제정하고 시행한다는 점에 있다고 볼 때, 미국의 50여개 주들은 사실상 완전한 국가역할을 하는 정치단위들이야. 저마다의 법체계를 전부 따로 가지고 있어. 물론 미국역사의 산물이지.”
“한국이 근대화 시기에 주요 개념의 어휘들이 일본을 통해 수입되고 전달되었는데, 지금보더라도 당시 일본 지식인들이 수준이 대단했던 것 같애. 많은 어휘들이 대다히 깊은 이해를 반영하면서 한자(漢字)로 번역이 되었거든. 그런데 부분적으로는 번역이 정확한 개념에 못미칠 때도 있는 것 같아.”
“예를 들어, 민주주의(民主主義)라는 단어도 그 대표적인 사례인데, 정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바이기도 하지. 데모크러시(democracy)를 민주주의라고 번역하는 바람에, 마치 대중들은 민주주의를 ‘주의(主義)’로 마땅히 지향해야 하는 바로 착각하게 만들었어.”
“정치학적인 입장에서, 정치철학이나 정치이론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민주주의라는 것은 일종의 다중통치체제(多衆統治體制)로써 하나의 중립적인 개념이야. 여기서 중요한 점이 중립적(中立的)인 개념이라는 것이지.”
“일단 그건 그렇고, 박사장이 피부와 와닿도록 박사장의 예를 가지고 설명하지. 박사장이 나중에 미국이민을 오게되면, 그 법률사안은 연방법의 규율을 받게 되지. 이민 관련 사안은 이민법의 통제를 받게 되는데, 그것은 연방정부의 소관이야. “
“이민법은 연방의회가 제정하고, 이민국이 집행하고, 분쟁이나 소송이 발생 시에는 연방법원, 그 중에서도 연방이민법원이 관할권을 행사하게 돼. 이민국은 한국사람들이 흔히 쉽게 알아들으라고 하는 말이고 정식명칭은 USCIS야.”
“박사장의 이민 케이스에서는 주정부는 하나의 권한도 없어. 전부 연방정부 소관이야. 나도 예전에 비자도 받아보고, 영주권도 받아보고, 마침내 시민권까지 받았지만, 전부 연방정부 소관이야.”
“반면에 박사장 아들의 교육 문제로 미국 정부에 청원, 건의, 진정, 문의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주정부의 소관 사항이야. 교육 문제는 판례에 의해서 주정부 소관으로 결정이 되었지. 연방정부에 얘기해봤자 번지수가 틀리지.”
“어때? 이해가 좀 돼?” 제이슨이 박사장에게 중간확인차 물었다.
박사장이 답한다. “예, 형님. 설명 말씀이 제 귀에 쏙 들어오는데요.”라고 탄복하면서, “특히 제 이민 문제와 제 자식 교육 문제를 연결지어 설명을 해주시니까, 제 피부에 완전히 와닿습니다. 고맙습니다, 형님.”
“위에서 설명한 내용은 영어로는 federalism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번에는 separation of powers에 관해서 잠깐 설명해 볼까.” 제이슨이 설명을 이어간다.
“한글로 직역하면 ‘권력분립(權力分立)’인데, 일본 사람들이 번역을 할 때, ‘삼권분립(三權分立)’이라고 번역을 해서 한자나 우리말로는 더 명확히 개념을 소개했지. 삼권분립이라는 말이 더 구체적이지.”
“한국도 헌법에서 나오듯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로 권력을 삼분 시킨 것이야. 한국과 같은 개념이니까 뭐 크게 긴 설명이 필요치는 않을꺼야.”
“그런데 말이야, 우리가 삼권분립에 대해 익숙해져서 그런데, 사실 그 개념이 도입되고 채택될 때만 하더라도 대단히 혁신적인 개념이라고 볼 수가 있어.
“미국의 건국 조부들에 사상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 유럽의 사상가들이 있는데, 특히 프랑스의 몽테스키외와 영국의 존 로크를 들 수 있지. 예전에 왕들이, 절대 왕정 시대에 왕들이 거의 무한대의 권력을 행사하던 시기에 그 권력을 분야별로 나눈다는 발상인데, 지금 기준으로보면 진부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시대배경을 고려하면 엄청난 생각이야.”
“예를 들어서, 지금 북한의 어느 노동당 간부가 김정은의 권력을 3분야로 나누고, 3분의 1로 줄이고 당신은 임기제로 그 하나만 맡으시오라고 얘기하고 그렇게 정치운동을 한다고 쳐봐. 당연히 고사포 앞에 세워 처단하라고 길길이 날뛰겠지.”
“그런데 말이야. 흔히 삼권분립이라고해서 3개의 권력이 명확히 나뉜 것으로 오해하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아.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3개의 나누어진 권력기관이 공동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시스템이야. 즉, 권력의 공유(共有) 시스템이지. 지금 이해가 되면 좋고, 아니면 다음 기회에 더 설명하도록 하지.”
(제4화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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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애국튜브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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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1.2.